불청객 '눈' 골목길 풍경

 현장에서

2008년 9월 노원구 중계본동 골목길을 촬영한 후 두 번째 촬영을 했다.

100년만에 서울을 덮친 폭설이

골목길 사람들에게는 낭만인지 지옥인지 궁금했다.광화문에서 1시간 넘게 달려 도착했다.

 

중계본동 골목길, 겉으로는 하얀 눈에 덮혀 옛 고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분위기였지만

날날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이곳 골목길 속 삶을 살고 있는 독거노인과 오래전 부터 삶의 터전이고 언젠가 허물어져 없어지지만

고향을 떠나기 싫은 사람들과 힘들게 살고 있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폭설로 눈이 녹다 얼다 반복하면서 하늘길로 향하는 오르막길과

속세로 가는 내리막길은 빙판길을 방불케했고, 쓰레기는 골목마다 가득 쌓여 있었다.

 

눈이 가득 쌓인 좁은 골목길에는 제설차량이 당연 접근 할 수 없다. 주민 너나 할 것 없이 불평을 토로하지만 소용없다.

제설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해 나가면서 조금씩 길을 만들어 놓았지만 좁은 골목길이 더 좁아졌다.

 

그나마 눈이 더 이상 오지 않아 다행이다. 조금만 더 내렸으면 가벼운 함석지붕은 금방이라도 내려 앉고 주민들은

기후난민을 겪어야 한다.

동장군의 기세는 계속되어 가고 있었다. 연탄마저 배달 되지 않아 독거노인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냉장고 같은 방에 이불을 겹겹히 덮어 가며 하루하루 긴 밤을 보내야만 했다.

 

색바랜 빨래줄에 걸린 빨래들은 형태를 유지할려고 노력하지만 추위에 꼼짝달싹 못하고

나무 합판 마냥 뻣뻣하게 얼었다.

 날씨가 풀릴 때까지 그대로 걸어 놓을 수 밖에 없는 힘든 생활상이다.

 

골목길 맞은편 거대한 아파트촌의 보일러 배기구에는 추위와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 듯

따뜻하게 느껴지는 하얀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100년만의 폭설을 기록한 서울, 그리고 하늘과 제일 가깝게 맞닿아 있는 중계본동 골목길.

그전에 있었던 이발소는 다른 곳으로 이전 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곳 낯설지 않는 골목길 풍경도 눈과 함께 하나씩 녹아가듯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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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7일 오후 중계본동


봄 여름 가을 겨울

열 두달 동안 사진기자가 무얼 하고 있는지 아세요?

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Sunlim 2010/01/18 02:51 수정/삭제

    정말로 날씨도 몸도 마음도 얼어 붙은
    골목 길이네요.
    저 골목길에는 언제나 봄이 오려는지.....?

  2. 소나무 2010/01/18 17:26 수정/삭제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늦게 봄이 찾아온답니다.

  3. 지나가다 2010/01/19 12:06 수정/삭제

    이런 곳이 아직도 있었네요...어려운 분들이 줄어들어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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