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End)내주는 이야기, ‘전영희 기자가 간다!’ 에필로그

 현장에서

‘산(山)…’

 

천리 행군, 무박 2일 행군, 100Km 유격행군... 행군, 행군, 행군.

 

끝이 없는 줄로만 알았다.

갓 스무 살의 정체성 없던 동네청년이 멋모르고 군에 자원입대한 대가로 26개월 동안 받았던 ‘체벌’치고는 너무하다 생각했다. 걸었다 하면 산악행군. 이곳을 벗어난다면 포천 땅을 향해서는 오줌도 싸지 않겠다 곱씹으며 걸었던 세 번째 마지막 천리 행군.

‘다시는 산을 타지 않겠다’ 했다.

 

스물여덟이 된 부서 막내 동네총각.

스포츠 동아 창간과 함께 적을 옮기고 첫 외부 취재 건이 떨어졌다.

스포츠부 막내 전영희 기자가 들고 온 취재의뢰서를 바라보며 부장이 묻는다. "누가 올라갈래?"

아무도 대답이 없다. 베테랑 선배들은 ‘소싯적’에 신물 나게 다녀봤다며 나와 눈을 맞춘다.

 

‘난 분명히 다시는 산 안 올라간다….’ …… "제가 올라가겠습니다. 제가 군에서 산 좀 탔거든요. 하…. 하하…."

혀로 전달된 머릿속 생각은 전혀 반대의 것이었음이 분명했다. 당연히…. OK사인이 떨어졌다.

 

대한민국 태릉선수촌. 그렇게 국가대표 선수들조차 두려워한다던 불암산 종주 체험을 시작으로 전영희 기자의 ‘땀으로 쓰는 글’과  또 다시 산을 타야만 했던 ‘무너진 자존심이 만드는 사진’의 연이 닿게 된다.

 

▲첫 체험이었던 불암산 종주. 정상에 오른 전영희 기자는 바닥에 널브러지기 바빴다.

 

봄이오면 강산에 꽃이피고

여름이면 꽃들이 만발하네

가을이면 강산에 단풍들고

겨울이면 아이들의 눈장난

아아아 아름다운 아아아 우리강산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랬다. 봄이오면 꽃밭으로, 여름이면 바다로, 가을이면 산으로, 겨울이면 눈밭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잦은 출장’이 체질에 맞아 기자를 천직이라 생각하는 내게는 행복이며 설렘이었고, 때로는 고통이기도 했다.

기자가 체험한다 하면 ‘뭐 대충 뛰다가 말겠지.’라 생각하면 오산. 전영희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로 다 하는 양반이다. 자신이 직접 몸으로 겪어야 진정한 체험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하니 그걸 바라보는 나 역시 동화. 일례로, 사진상 효과가 극대화되는 체험들이 있다. 특히 투기 종목.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2008년 여름, 상황은 레슬링 체험. 도움을 받았던 심권호 코치의 귀에 나직이 속삭인다.

"전 기자는 진짜로 체험하는 사람이니 살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막 대해주세요. "

아무리 의욕 넘치는 그라 해도 선수들 앞에선 당해낼 리 없을 터. 힘에 맞서 괜히 버티다가 누구 덕인지도 모르고 괴롭힘(?)을 실컷 당한 전 기자는 한동안 한의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이건 체험 에필로그가 나가는 오늘이기에 밝히네. 미안허이)

 

일일 코치를 맡은 조병관의 반칙 기술에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괴로워하고 있는 기자.

 

농구, 야구, 하키, 펜싱, 사격, 핸드볼, 카누, 씨름, 유도, 태껸, 컬링, 양궁, 윈드서핑, 피겨, 볼링, 수영, 포켓볼, 사이클, 트라이애슬론, 바이애슬론 등 2년 가까이 50여 종목을 둘러보는 사이 그와 나, 각 부서 나이 많은 막내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목숨 건 사투, 트라이애슬론 도전. 전 기자에게 바다가 공포의 대상으로 각인 된 순간.

                  해변으로 향하던 도중 거센 파도에 잠겼고, 결국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부표에 매달렸다.

 

아마추어 종목 위주로 이어져 나갔던 이 체험이 비인기 종목의 활성화에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프로건 아마추어건, 인기 종목이건 비인기 종목이건 간에, 그 어떤 선수도 ‘게으른 땀’을 흘리진 않았다는 것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달리고 또 달리던 그들에게 내비쳐도 그 땀에 부끄럽지 않을만한 당당한 젊음이기를.

 

2009년 12월의 마지막 날, 공식적인 마지막 체험.

 

‘휘이잉~’

 

영하 20도의 강원 평창은 시원섭섭한 나의 마음을 하는지 모르는지 ‘역시. 끝까지 편치 않구나….’ 생각 들도록


마지막 선물로 ‘칼바람’을 선사했다.

 

 

체험 아이템과 관련된 스트레스에서 졸업하는 전 기자와, 함께 돌아가며 고생하신 사진부 선배들께 박수를. (이렇게 마무리 해 놨는데 체험 2탄 나온다는 소리는 못하겠지….훗)

동네총각의 완전히 찍힌 이야기

소녀시대의 간드러진 목소리보다, 투박한 셔터소리가 더 감미롭다면...

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축구狂 2010/02/02 09:25 수정/삭제

    동네총각 더 분발하시길...그런데 이제 이거 못하게 되서 어떻하시남? 아쉽? 후련? ㅋㅋ

  2. 동네총각 2010/02/02 10:40 수정/삭제

    시시시시시시원섭섭...ㅋㅋ

  3. 나그네 2010/02/02 16:51 수정/삭제

    첫 글이신 듯 하네여..입뽕(@@@@이런 말 안되는데)그런데 전영희기자가 누구신지............??????

  4. 동네총각 2010/02/02 22:18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 전영희 기자를... 태릉인-아마추어 스포츠-체험. 이정도로 요약해 봅니다^^;

  5. 산인 2010/02/04 08:52 수정/삭제

    첫번째 사진 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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