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롯데맨’ 임수혁 마지막 가는 길, 하늘도 울고있네요
분류없음2000년 4월 18일 화요일, LG와 롯데의 잠실 경기.
2회 초 유격수 유지현의 실책으로 출루한 임수혁은 우드의 안타로 2루를 밟습니다. 그것이 일생 마지막 출루.
7번 타자 조경환의 타석 때 갑자기 쓰러진 그는 뇌사상태 판정을 받고 더 이상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게 됩니다…

▲2010년 2월 7일. 前 롯데 자이언츠 선수 임수혁. 영원한 롯데맨으로 잠들다.
9일 오전 6시 30분. 장비를 챙겨 집을 나섰지만 아직 동이 트진 안았습니다. 이 시간에 집을 나서는 게 얼마만인지……. 추저추적 떨어지는 빗방울이 새벽 공기를 차분하게 합니다. ‘하늘도 우는건가…’
차 트렁크를 열어 비옷이 없음을 확인한 뒤 등산용 파란색 방수자켓을 들고 나옵니다. 장비를 주렁주렁 달고 다닐 텐데 우산은 챙겨봐야 무용지물일 것이 분명하기에 포기합니다.
방향을 상일동으로 정하고 빗길을 달립니다. 그러다 어제 밀려있던 신문에서 우연히 접한 스티브잡스의 한 마디가 떠오릅니다. ‘삶의 최고의 발명품은 죽음’. 좋건 싫건 스타들의 대소사를 가까이 하며 살지만 그들의 죽음을 취재해야할 상황이란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닙니다. 대부분 호상(好喪)인 것도 아니기에 눈물 흘리는 유족들 앞에서 플래시를 터뜨리기란…
어두운 차 안이 을씨년스러워 괜히 실내등을 켜봅니다.

▲ 예정됐던 시간 보다 50분 가량 일찍 진행된 발인. 조카들이 앞장 선 고인의 운구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정태 2군 코치 등 롯데자이언츠 관계자들이 고인의 마지막 행렬을 돕고 있습니다.

▲가슴에 안긴 고인의 영정
지금은 ‘다시’ 두말할 나위 없는 야구광이지만 故 임수혁 선수가 쓰러졌을 당시를 돌이켜보면 IMF에 직격탄을 맞은 뒤 집안이 한창 휘청이고 있었기에 여가를 즐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무등경기장 건너편 친구네 집 옥상에서 목 빼고 까치발 들면 대충 보이던 ‘우리동네’ 해태도 재정난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겼었다지만, 남의 집 구경하듯 자연스레 야구판에 관심이 멀어졌었죠. 없던 기억을 되돌리며 당시 동영상을 찾아 돌려봤습니다. 심장의 전기시스템이 깨져 쓰러진 당시 응급마사지를 받고 병원으로 빨리 옮겼다면 병실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없었다며 여기저기서 아쉬워하는 소리도 들리네요.

▲ 성남 화장장에 고인의 절친한 동료였던 前 LG투수 이상훈도 유가족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두시간 여에 걸쳐 화장이 끝났습니다. 고인의 조카들이 유골함을 가슴에 품고 장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괜시리 김현식 형님을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국민학교 1학년 코흘리개의 마음을 두드렸던 그 좋은 음악들은 물론이구요.
故 임수혁 선수, 잘은 모릅니다만. 생면부지 고인의 먼 길 배웅하고 온 오늘... 밤 늦은 지금까지 온종일 비가 내리네요. 허전한 마음 그냥 한없이 차분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