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한 번에...
현장에서악수를 나눌 때 허리각도는?
대부분은 0도일 것이다. 꼿꼿이 서서 하는 게 대부분일테니까.
하지만 악수의 상대방이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원수라면. 그래도 어깨를 마주하고 꼿꼿이 악수할 수 있을까. 2007년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던 김장수 전 국방장관과 김만복 전국정원장의 대비되는 악수 모습은 여론의 도마에 올라 한사람은 '꼿꼿 장수' 한사람은 '비굴 만복'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전장관은 바로 그 악수 한 번으로 지금 한나라당 전국구 의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사람들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눌 때 허리 각도가 제각각 달라 흥미로왔다.
허리 각도가 제일 깊은 사람들은 정부 부처 차관급 이하 공무원들과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반대로 허리를 전혀 숙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그렇다.
언론에 보도되거나 묻혀졌던 대통령과의 악수 모습을 모아봤다.

2000년 4월 허인회 당시 새천년 민주당 동대문을 지구당 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큰절을 올리는 장면이다. 신문과 방송은 이 모습을 가쉽성 사진으로 다뤘다. 존경의 의미를 담아 절을 올렸다고 당사자는 해명했지만 당시 386중에 김전대통령을 존경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었겠는가. 여론의 평은 한마디로 '오바' 였다.

2008년 5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시작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다. 필자는 '오세운 시장의 허리각도는 어떨까'란 호기심이 발동해 준비하고 있다가 찍은 사진이다. 오시장의 굽힌 각도는 '생각 보다' 깊어 좀 의아했다. 시장의 각도가 역시 깊어보였는지 뒤를 따르던 한승수 국무총리의 시선에 약간의 놀라움이 배어있다. '나도 서울시장 선배 처럼 이자리에 와야지'란 마음은 혹 없었을까.

2008년 12월15일 당청회동에서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기 전 90도로 절을 하는 장면이다. 이날 온 여당 국회의원중 차의원의 인사가 제일 깊었다. 차대변인의 '절'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사진기자 본능으로 셔터를 누르다 보니 찍힌 사진으로 필자가 찍었다. 이 사진은 서울신문과 한겨레 신문에 보도됐다. 차대변인은 한 달 후 다시 이자리에 왔지만 보도진을 의식했는지 이처럼 깊은 절은 하지 않았다.

2008년 5월20일 여야 영수회담 때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악수 모습이다. 야당의원과 대통령이 악수를 나눌 때의 각도는 항상 이렇다. 사진만으로 보면 상대방의 지위를 파악하기 어렵다. 만약 위의 사진들처럼 허리를 잘못 굽혔다가는 대표고 대변인고 의원이고 할 것없이 '날라갈 게' 뻔하다.
필부필부들은 대통령과 악수를 할 때 허리를 굽히던 세우던 아무 상관없다. 여론의 주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론이 주시하는 정치인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굽히는 사람은 굽히는대로 세우는 사람은 세우는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세상은 짙은 색안경을 끼고 왜 세웠는지 왜 굽혔는지를 따져 그 태도를 분석해 낸다. 사람 생각은 비슷해서 아무리 그럴듯한 이유를 둘러대도 사람들은 왜 그랬는지를 알게되는 것이다.






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ㅎㅎㅎ 재미있는 포스트네요~ ㅋㅋ
ㅎㅎ 그래요?
blogmaster입니다. 이 포스트가 동아닷컴 기사로 선정되었습니다.~☆
인사양식을 보면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겠네요. 내면의 깊은 곳까지.... 세상 삶에서 깊이 생각게하는 좋은 자료군요. 굳 아이디어!
숙직 한 후...뭘 올릴까 궁리하다 회사 데이터베이스에서 금세 찾아 올린 것들입니다. 좋게 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에 명박선생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게 굽힌 허리 각도는? 난 그게 궁금하다.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