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개인전 - ‘삼천궁녀’

 사진 이야기

이상현 개인전

‘삼천궁녀’


2009년 6월 11일 ~ 6월 30일

Gallery SUN contemporary

02-720-5789

www.suncontemporary.com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삼천궁녀> 시리즈는 백제가 멸망할 때 왕족과 함께 부여의 낙화암에서 백마강에 떨어져 죽었다는 궁녀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는 2007년 <구운몽-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전에 이어 제 1회 한미사진미술상을 수상하면서 개최한 <제국과 조선-한미 사진미술관>전에서 보여준 사진, 영상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지나 온 역사 속의 한 장을 배경으로 하여 작가가 바라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 둘을 묶는 내러티브를 통한 작가의 역사의식과 삶에 대한 통찰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내용적인 특징은 작품을 제작하는 테크닉적인 면에서도 드러나는데, 조선총독부 아카이브에서 가져온 흑백 이미지는 과거를 대변하는 부분으로 촬영 당시 한국의 건축물, 자연, 인물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것을 배경으로 작가는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거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 등을 선별하여 이미지를 조밀하게 하는 과정을 거친 뒤, 흑백 이미지와 결합시킨다. 흑백 사진과 인터넷, 게임 이미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 과거와 현재의 조우이자, 어색하면서도 반가운 재회의 한 장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어우동의 ‘부여회고’를 읽으면서 삼천궁녀를 소재로 한 작품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백마대 무너진지 그 몇 해 인고 / 남화암 선지도 참 오래 되었지 / 청산이 만약 말을 할 수 있다면 / 천고흥망의 역사를 물어 볼 것을 - 당나라 소정방의 공격에 성이 함락되자 몸을 지키려 강물에 몸을 던진 삼천궁녀의 절개와 엄격한 유교체제의 사회에서 당대 명사들과 연애를 하고 또 반상의 법도를 허물어 자신의 종과도 정을 통하였던 어우동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극과 극의 서로 상반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렇게 대조적인 두 이야기에서 당시 여자로 태어난 자신의 운명과 억울하게 죽어야 할 한이라는 공통점을 찾아냄과 동시에 삼천궁녀의 이야기를 이 시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작가 자신과 우리들의 헛된 갈망과 허영, 선망, 분노, 한, 운명에 대한 이야기로 접목시키고 있다. 식민통치라는 지울 수 없는 상처의 시간이 기록된 조선총독부아카이브를 통해 우리의 지난 역사와 현재를 볼 수 있다는 아이러니, 게다가 그 속에서 흑백 이미지의 아름다움까지도 발견해 낼 수 있다는 것은 보는 이의 마음을 혼란스럽게까지 한다. 이렇게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흑백 이미지와 가장 현대적인 근원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시대와 환경은 바뀔지라도 결국은 무한 반복의 모습을 갖고 있는 우리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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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 70x209cm digital print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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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궁녀 124x200cm digital print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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